죽음과 영혼에 대한 데카르트와 소크라테스의 주장
이원론자들(육체와 정신이 별개라고 주장하는 자들)의 목표는 영혼을 볼 수는 없지만, 영혼의 존재를 가정할 때 우리 모두 익숙하게 알고 있는 특성(육체와는 다른 비물질적인 존재인 영혼을 가정해야만 설명할 수 있는 그런 특성)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영혼의 존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원론자와 물리주의자의 공통점은 육체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다. 데카르트는 육체와 영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육체와 정신이 이론적인 차원에서 서로 다른 존재라고 한다. 육체 없이도 정신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내 마음과 몸은 서로 다른 존재라고 한다. B가 A와 같은 존재라면, A가 존재하면서 B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상상할 수 없다고 한다. 만약 육체와 정신이 형이상학적 차원에서 동일한 존재라면, 우리는 둘 중 하나만 존재하는 상황을 상상할 수조차 없을 것이다. 만약 육체 없는 정신을 상상할 수 있다면, 나의 육체와 정신은 구분 가능한 서로 다른 존재라는 말이 된다." 소크라테스는 파이돈이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형상은 영원하며 비물질적 존재다. 이성은 형상을 이해할 수 있다. 영원하며 비물질적인 존재만이 영원하며 비물질적인 존재를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성은 영원하며 비물질적인 존재다. 이성이 비물질적인 존재라는 것은 곧 영혼이라는 의미다. 그러므로 영혼은 영원히 존재한다." 저자 셸리 케이건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악기를 파괴하면 화음도 파괴된다. 즉 보이지 않는 것은 소멸할 수 없다는 소크라테스 주장을 반박한다. 비물질적인 영혼을 믿을 만한 타당한 근거가 없다. 즉 영혼은 존재하지 않는다."
영혼, 육체, 인격 관점에 대하여
영혼 관점(soul view)은 다음과 같다.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영혼 이론이다.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핵심은 '동일한 영혼'이다." 육체 관점(body view)은 다음과 같다.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육체 이론이다.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핵심은 동일한 육체이다. 이원론과 양립 가능하다." 피터 반 인와겐(peter van inwagen)은 "아이가 만든 나무블록을 실수로 망가뜨린 엄마가 다시 그 블록을 만들었을 때 이것은 아이의 작품이 아닌 엄마의 작품이다. 즉 육체가 죽은 후 그 원소를 재조합해서 다시 만들어 부활시켰다고 해서 그 육체는 그 이전이 육체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육체 관점의 최고봉은 뇌다. 몸통은 다르더라도, 뇌가 다르면 다른 사람이라고 한다. 인격 관점(personality view)은 다음과 같다.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인격 이론이다.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핵심은 동일한 인격이다. 여기서 인격이란 믿음, 욕망, 기억, 목표 등을 포함하는 전체 집합을 의미한다. 존 로크는 영혼의 존재는 믿었으나 영혼을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핵심으로 보지는 않았다. 신이 매분마다 영혼을 치환한다 해도, 그때마다 기존의 인격을 새로운 영혼에 불어넣는 한 나는 동일한 나로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여기서 영혼의 치환은 육체를 이루는 원소의 일부를 치환하는 것과 다름없다). 인격관점은 물리주의자와 이원론자 모두를 수용할 수 있는 관점이다. 미국 미시간에 있는 데이비드가 자신이 나폴레옹이라고 스스로 믿고 주장할 경우, 데이비드가 나폴레옹의 전체적 인격 및 기억이 없다면 나폴레옹이 아니다. 만약 데이비드가 자신의 인격이 아닌 나폴레옹의 인격을 그대로 갖고 있다고 상상한다면 어떨까? 인격이란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다. 유럽의 나폴레옹이 현재의 미시간과 뉴욕에 분할되어 존재할 수 있을까? 나폴레옹은 단 하나인데, 미시간과 뉴욕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을까? 둘 중 하나이거나 둘 다 아니다가 답이 될 것이다. 그런데 둘 중 하나는 말이 안 된다. 그러므로 둘 다 아니다가 답이다.
셀리 케이건의 죽음에 대한 생각
현대철학의 다수파는 분열 불가 조건을 적절히 수용한 인격 이론을 지지한다. 셸리 케이건은 가치문제에 기반을 둘 때 육체 관점에 기울어져 있다. 인간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핵심이 "분열 불가 조건을 추가한 상태에서 동일한 육체를 가지는 것"이라고 한다. 내가 죽음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는가? 미래에도 나라는 인물이 계속해서 존재할 것인가? 내가 죽음에서 살아남는다고 할 때, 이를 통해 내가 정말로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생존에 있어 내게 정말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영혼만 있고 나 자신의 기억, 성격, 욕망 등 인격적 측면이 사라진다면 그건 내가 아니다. 그렇다면 내가 1,000년 후에 생존한다고 해도 의미가 없다. 영혼이 인간 정체성을 결정하는 핵심이라고 해도, 그 영혼이 단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내가 생각하는 중요한 가치를 얻어 낼 수 없다. 죽음의 순간과 관련해 어떤 기능이 더 중요한가? 죽음이란 일반적으로 인지기능(P기능)과 신체기능(B기능)을 동시에 멈출 때를 말한다. P기능은 죽은 상태이나 B기능은 살아있는 상태는 '인간'으로서 존재하지 않는 상태이다. 죽임을 당하지 않을 권리는 '인격박탈'을 당하지 않은 권리, 즉 나의 인격이 파괴당하지 않을 권리와 엄연히 다른 것이다. 셸리 케이건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P기능을 수행하는 육체"로 정의하는 물리주의자 편에 서 있다. 죽음은 나쁜 것인가? 비존재(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가 내게 어떻게 나쁜가? 존재하지 않다면 나쁠 수 있는 게 없다. 박탈이론에서는 살아있다면 얻을 수 있는 삶의 좋은 모든 것을 박탈해 버리기 때문에 죽음은 나쁜 것이다고 말한다. 에피쿠로스는 살아있을 때는 죽음이 없고 죽었을 때는 우리가 없기 때문에, 죽음은 우리에게 나쁜 것이 될 수 없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