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
뇌는 무의식적으로 나에게 이로운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평소에 유지했던 익숙한 상태를 필사적으로 지키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원시인의 뇌는 지금까지 해 오던 것을 웬만하면 바꾸지 않으려고 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뇌는 유쾌하고 행복한 감정이라고 해서 더 좋아하지 않는다. 유쾌한 감정이건 불쾌한 감정이건 익숙한 감정을 선호한다. 불안하고 불쾌한 감정일지라도 그것이 익숙하다면, 뇌는 그것을 느낄 때 안심한다. 새로운 감정습관을 익히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역시 강한 확신이다. 뇌는 습관을 유지하기 위해 선호하는 감정을 가능한 오래 끌고 가려고 하고, 낯선 감정은 빨리 망각해 버린다. 거식증 환자는 식사를 하면 불쾌함과 심한 복통을 느낀다. 이는 배고픈 느낌과 아픈 느낌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식이 오래 지속되면서 배고픈 느낌은 지속적으로 무시되고 배부른 느낌이 오랜 기간 없었기 때문에 뇌가 유아시절로 돌아간 것이다. 고통스러운 감정습관으로 얻는 2차적 이득(secondary gain)이 있다. 주부는 산후우울증으로 인하여 시댁식구의 관심을 받게 되고, 가사에서 일정 정도 해방하게 된다. 즉 '지금은 더 중요한 걱정을 해야 돼. 그러니 내조는 나중에 하자'라고 생각하게 된다. 특정상황에서는 생각과 감정이 동시에 또는 생각이 조금 앞서서 발생한다. 발표 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아 실수하면 어떡하지, 아마 사람들 앞에서 망신당하고 말 거야'라는 생각이 불안감 보다 앞서서 발생하거나 동시에 발생한다.
뇌와 불안한 감정, 몸의 변화
교감신경계가 흥분하면 근육들이 긴장한다. 힘을 사용하기 위하여 싸우거나 도망가기 용이하게 우리 몸을 바꾸는 것이다. 근육들에 산소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심장이 빨리 뛰고 혈압이 높아진다. 이후 소화 기관에 혈액공급이 제대로 안 되어 소화가 잘 안 된다. 이후 말초 혈관 혈액도 부족해지고 손끝 발끝이 저리고 떨리게 되며 근육 긴장, 두통, 가슴 조임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불안이라는 감정은 교감신경계를 흥분시킨다. 불안이 오래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교감신경계의 흥분 상태도 오래 지속되고 그렇게 긴장한 상태를 뇌는 정상으로 인식한다. 뇌는 그 상태를 가능한 오래 유지하려고 한다. 부정적 감정습관은 몸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면 교감신경계의 과도한 흥분이 정상인 양 표준이 되어 버린 것을 말한다. 뇌는 불안이나 우울, 공포, 분노 등 어떤 감정이든지 이용하려고 한다. 소소한 행복을 느끼면 뇌에서 세로토닌이 나오고, 자극적 쾌감을 느끼면 뇌에서 도파민이 나온다. 스트레스를 술, 도박, 야구경기 등으로 풀면 어떻게 될까. 스트레스로 인한 과도한 흥분상태가 습관화된 교감신경계가 쉬어야 할 시간에도 그를 쉬지 못하게 하고 술의 힘을 빌러 그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다. 교감신경을 안정시키려면 경쟁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 수면과 식사 시간을 일관되게 유지해야 마음이 안정된다.
도파민, 세로토닌의 발생
스타들의 우울감, 불안감이 큰 이유는 콘서트 등에서 교감신경계의 큰 흥분을 즐기다가 텅 빈 무대 또는 쓸쓸한 집에 있으면 그것이 사라져서 발생하는 것이다. 자극적 긴장상태에 익숙해진 뇌가 이전의 긴장도를 유지하기 위해 불안과 우울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도파민은 강한 쾌감과 흥분 동반한다. 술, 담배, 마약, 도박을 찾는 이유가 바로 그것인데, 결국 오래가지 는 못한다. 이를 도파민의 함정이라고 한다. 한국사회는 도파민 금단 증상에 빠져 있다. 과거의 급격한 경제성장이 끝나면서 도파민을 얻기 위해 술집, 유흥으로 빠진 것이다. 한국의 밤문화가 번창한 이유이기도 하다. 세로토닌은 천연 조미료이고 은근한 맛을 낸다. 세로토닌 분비 방법으로는 걷기, 햇빛 쐬기, 음식 오래 씹기, 감사하는 마음가지기, 자연과 함께 하기 등이 있다. 나에게 중요한 사람일수록, 내 마음속 영토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갑자기 이별을 하게 되면 마음 한 부분이 뻥 뚫린 것 같은 느낀다. 시간이 지나면 마음속의 그 영역은 회수되고 새로운 임대인이 차지한다. 그 대신 이별한 사람은 마음속의 작은 박물관에 들어가게 된다. 상상노출은 뇌가 생생하게 상상을 하면 실제 일어난 일처럼 받아들이는 효과를 말한다.
하우아이젠과 크뇌셰가 2001년 연구한 결과 피아니스트들이 음악을 듣거나 마치 피아노 치는 상상만 해도 실제 피아노 치듯 손가락을 움직이는 뇌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을 알아냈다. 미국 나키아 고든 박사는 단지 웃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감정이 긍정적으로 바뀌며 실제 웃을 때처럼 뇌 영역이 활성화된다는 것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