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자연현상이다
종교는 ‘초자연’과 대립하는 의미로서 자연적인 것이다. 종교는 전적으로 물리학이나 생물학의 법칙을 따르는 사건, 유기체, 객체, 구조, 패턴 등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래서 기적의 가능성을 포함하지 않는 인간적 현상임을 의미할 수도 있다. 창형흡충(기생충. 뇌가 없다)에 개미가 감염되면, 개미는 양, 소의 뱃속에 들어가려고 먹잇감이 되기 위해 풀잎 꼭대기로 기어오른다. 개미에 감염된 창형흡충은 자신의 의지가 아닌 본능에 따라 움직인 것이다. 스티븐 제이 굴드는 '시대의 바위들'이라는 책에서 "과학과 종교는 겹치지 않는 교도권(non-overlapping magisteria)"이라고 말했다. 과학의 교도권은 모든 문제에 대한 사실적 진리를 말하고, 종교의 교도권은 도덕의 영역과 삶의 의미를 뜻한다. 쿠이 보노(cui bono)는 변호사들이 주로 " 이것은 누구에게 이익인가?"라는 말을 주로 사용한다고 한다. 즉 인간은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다. 톡소플라스마 곤디이는 기생생물인데, 포유류 몸에서 살 수 있으나 번식하려면 고양이 위장에 들어가야 한다. 쥐가 톡소프라스마 곤디이에 감염되면 스스로 고양이 앞에 나타나서 고양이의 먹잇감이 된다. 인간의 당(糖)에 대한 탐욕은 본능이다. 인간은 채집시절 무조건 당(칼로리)을 먹어서 몸에 비축해야 했는데 이는 본능이다. 현재는 무제한 설탕공급시대라서 오히려 당뇨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리처드 도킨스가 말하는 밈(meme)은 문화적 복제자이자 되풀이하여 복사되는 아이템을 말한다.
종교의 기원
만약 화성인들이 지구를 방문하여 지구의 종교를 이론화할 때 탐구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이에 대해 2가지 이론이 있다. 첫 번째 단 음식 기호이론에 대해 알아보자. 당(糖)과 사카린은 우리의 단 음식 선호 체계를 촉발시킨다. 종교 자체가 원래의 해로운 표적물 보다 덜 만족스럽고 덜 해롭고 덜 강력한 일종의 사카린 아닐까? 종교 자체는 우리가 수 천년 동안의 시행착오로 걸러 낸 요법을 이용해 스스로 위안을 찾는 민간요법의 아종 아닐까? 두 번째 공생자 이론에 대해 알아보자. 종교는 인간 숙주에서 인간 숙주로 건너뛰면서 번성하는 문화적 공생자 종일지도 모른다. 상리공생 생물은 장 속 박테리아를 말하고, 편리공생 생물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기생생물을 말한다. 우리 몸에는 100조 개의 세포가 있다. 그중 90% 세포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기생생물이고, 세포의 다수는 모친으로부터 물려받는데, 이는 인간 세포가 아니다. 자연환경에는 파란색 보다 노란색을 더 좋게 만들거나 그 반대로 만드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단지 그 종의 암컷들의 지배적 취향이 존재할 뿐이다. 이는 임의적이지만 강력한 선택압력을 행사한다. 예를 들어 정원사새라는 새는 수컷이 만든 정자를 보고 암컷이 선택한다. 암컷은 파란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영성들이 종교 수준을 높이는 심리적 특성들을 선택하는 직접적 성선택이 있었을지 모른다. 즉 음악과 의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남성을 더 좋아했을 가능성이 있다. 매일 전 세계적으로 2~3개의 종교가 생겨나는데 일반적인 수명은 10년 미만이다. 데이비드 흄이 쓴 "종교의 자연사"라는 책에서 최초의 종교적 인식은 자연이 아닌 인생사에 대한 관심에서, 끊임없는 희망과 두려움에서 나왔다고 하였다.
종교의 목적(존재이유)
종교의 3가지 목적(존재이유)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고통에 빠졌을 때 위안을 주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가라앉힌다. 둘째 종교가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해 준다. 셋째 시련과 적 앞에서 집단의 '협동심'을 북돋아 준다. 데이비드 슬론 윌슨은 종교는 진화한다고 보고, 종교는 인간 집단 내부에 협동을 증진할 목적으로 설계된 사회적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즉 종교는 '집단선택'에 의해 출현했다고 주장한다. 르네 데카르트는 인간을 생각하는 존재(res cogitan)라고 보면서, 인간의 영혼(정신)은 비물질적이고 실체가 없는 것이라고 한다. 보이어는 종교 창출에 영향을 미치는 인지체계 7가지를 말했다. 즉 인지체겨의 7가지는, 첫째 행위자 탐지장치, 둘째 기억관리 장치, 셋째 사기꾼 탐지장치, 넷째 도덕적 직관발생장치, 다섯째 이야기와 이야기 구연에 대한 선호경향, 여섯째 다양한 경보체계, 일곱째 지향적 자세(intentional stance)이다. 지향적 자세는 자신이 살기 위해 책략과 대응, 속임수와 속임수에 대한 지적 간파를 수반하는 일종의 군비경쟁이 시작되어 동물의 정신을 더욱 예민, 강력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매장문화의 발생과정은 다음과 같다. 즉 지인이 죽으면, 인지적 갱신이라는 과제에 직면하고, 죽은 자를 보이지 않는 행위자로 생각하여 매장, 제의 문화가 발생한 것이다. 인간 본능의 좀 더 깊은 목적들을 우리는 좀처럼 들여다볼 수 없다. 우리 조상들은 아무리 호기심 강해도 '모두가 아는 것'에 의존했다. 민속종교는 종교를 신봉한다는 생각이 없었고 실생활의 일부일 뿐이었다. 신을 믿는 종교인들이 더 잘 생존한 이유는 샤먼의 치료라는 일종의 건강보험이 있어서 그럴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아기와 강아지들이 '귀엽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진화과정에서 우리가 '귀엽게 생긴 것을 사랑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귀엽게 보는 것이다. 이는 종교를 보는 관점에서도 동일하다.